난 당신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젠장, 도시로 나가면 더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니까! 윽박지르는 말투로 인상을 가득 쓰는 모습에 벤지는 듣기 싫다는 듯이 머리를 흔들어댔다. 사실, 벤지의 눈앞에는 잔뜩 일그러트린 얼굴을 한 마티를 한 구석으로 밀치고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잘생긴 이마, 잘생긴 눈, 잘생긴 코 (하나하나 생각하려다가 너무 많아서 관두었다.) 그리고 자신을 쳐다 볼 때 정말 마법처럼 빛나던 맑은 시선.

 

마티, ... 모르겠어.”

대체 왜 그러는건데?”

 

그것은 분명 사랑에 빠진 표정이었다. 눈동자는 하늘 위로 고정한 체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벤지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 아무래도 이 곳에 남아야 할 것 같아.”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사랑에 푹 절여진 벤지는 가시가 잔뜩 박힌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벤지의 눈앞에 나타난 마법 같은 사람은 이미 그의 마음 속 지대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티는 갖은 협박과 약속, 뇌물까지 써가며 벤지를 설득했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벤지는 마법같이 나타났다가 마법같이 사라진 그와 다시 만나기 위해, 그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포옹을 하기 위한 계획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놓은 상태였다. 적어도 이론은 완벽했다.

 

 

당신은 정말 재밌어요.

 

후에 알게 되었지만 이단은 마법그 자체였다. 은유도, 직유도 아닌 사실이었다.

 

이단, 당신은 정말로 마법 같아요.”

난 진짜 마법인걸.”

 

어리둥절한 이단의 표정에 벤지는 이마를 붙잡으며 웃었다. 이단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었다. “모든 것이 말이에요. 실체를 포함한 모든 것이.” 벤지의 설명에도 이단의 표정은 여전했다. 벤지는 입을 다물고 순간을 즐기는 것을 선택했다. 깍지를 끼고 해변을 걷는 둘의 발가락 사이로 모래알이 잔뜩 박혔다. 벤지는 발바닥이 따끔해지는 감각에 발가락을 움츠렸다.

 

올라갈까요? 계속 걸어서 그런지 슬슬 힘이 드네요.”

 

이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벤지가 한 걸음 발을 옮기려고 할 때, 이단은 자연스럽게 벤지의 허리를 잡고 그대로 뛰어 올랐다. , 세상에. 발끝이 바닥과 떨어질 때의 느낌은 언제 경험해도 좋지 않았다. 그것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공중으로 뛰어오르기 위한 것이어도. 벤지는 눈을 질끈 감고 이단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벤지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

 

벤지, 심장이 엄청 빨리 뛰어.”

 

귓가에 가득 찬 바람 소리를 가르고 이단의 목소리가 들렸다. 겁에 질린 벤지는 대답 대신 이단을 더 세게 끌어안는 것을 선택했다. 이단은 벤지의 행동이 마음에 들은 모양인지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었다. 벤지의 발끝이 다시 지면에 붙은 것과 동시였다. 이단과 벤지는 해변에서 약 십 분 정도 떨어져 있는 벤지의 작은 밴 앞에 도착해 있었다. 중심을 잡지 못해 휘청거리는 벤지의 몸을 이단이 단단하게 받치고 있었다. 벤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단을 쳐다보았다.

 

, 위험하잖아요!”

. 벤지. 나는 네 말대로 마법인걸. 널 다치게 하지 않아.”

하지만... 그건 위험 한 행동이었어요.”

 

이단의 눈은 벤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접혔고, 눈물이 맺힐 정도로 웃었다. 경쾌하게 들리는 웃음소리에 벤지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단, 이단?” 자신의 이름을 여러번 부르는 벤지의 목소리에도 이단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왜 웃는 거예요?”

벤지, 난 네가 너무 재밌어서 웃고 있는 거야.”

내가... 재밌다구요?”

 

이단은 웃는 것을 겨우 멈춘 후 머리를 쓸어 넘기며 벤지를 쳐다보았다.

 

난 네가 너무 좋아.”

 

이단이 인간이 아닌 존재라는 것을 벤지는 잊고 있던 것이 분명했다. 이단의 대답에 벤지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일그러졌다. 이단은 심상치 않은 벤지의 표정을 뒤늦게 눈치챘다. “벤지?” 벤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못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었다. 이단은 불안한 표정으로 벤지의 얼굴을 살피다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짭조름한 눈물이 손바닥에 닿았다.

 

왜 우는 거야?”

, 당신이 좋아요. 이단.”

 

이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날 좋아한다는 사실은 나도 알아.”

하지만... 우리는 너무 달라요. 나는, 인간이고 이단은...”

 

보석이란 단어는 실체가 되어 벤지의 목을 막았다.

 

난 이단을 사랑해요.”

나도 널 사랑해. 벤지.”

난 이단과 영원히 있고 싶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어.”

 

벤지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친 뒤 이단을 끌어안았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이단의 어깨로 스며들었다. 이단은 조심스럽게 벤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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